기억이 퍼즐처럼 흩어져 있다면, 진실은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디즈니플러스에서 공개된 ‘나인 퍼즐’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죠. 김다미, 손석구라는 믿고 보는 배우 조합에, 미스터리한 살인사건과 과거의 진실이 얽힌 이야기라니. 장르물 좋아하는 분들에겐 이미 반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에요. 보통의 수사극이 아닌, ‘기억과 감정’에 초점을 맞춘 이 드라마는 그 자체로 매력적인 심리게임이죠. ‘기억은 과연 진실을 담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붙습니다.
줄거리
15년 전, 고급 아파트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이하민(김다미)은 지금은 특수범죄수사과의 프로파일러가 되었죠. 과거의 상처를 끌어안은 채 살아가던 어느 날, 15년 전 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유사 범죄가 다시 발생합니다.
사건을 맡은 형사 한새준(손석구)과 함께 수사를 시작하면서, 하민은 잊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하게 돼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녀가 기억하는 그날의 기억엔 빈틈이 많고, 주변 사람들의 말도 다 다릅니다. '진짜 범인은 따로 있었던 걸까?' '그날 내가 본 건 정말 사실이었을까?'
이 드라마는 단순히 범인을 쫓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기억 속에서 왜곡된 감정, 잊고 싶지만 잊히지 않는 진실, 그리고 믿었던 사람들 사이의 균열이 드러나면서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하죠. 후반으로 갈수록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마지막 퍼즐 조각이 맞춰질 때 진실의 실체가 드러납니다.
등장인물
이하민 (김다미)
15년 전 사건의 생존자이자 현재는 냉철한 프로파일러. 기억과 감정 사이에서 균형을 잃어가는 인물로, 그 복잡한 내면이 이야기의 중심이에요.
한새준 (손석구)
특수범죄수사과 형사.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있는 듯한 미스터리한 분위기. 하민에게 감정 이상의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듯 보여요.
장도성 (김성균)
과거 용의자였지만 무혐의로 풀려난 인물. 현재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불분명하지만, 그의 존재가 자꾸 이야기에 스며들어요.
고정훈 (현봉식)
사건을 함께 수사하는 팀장. 뭔가 다 알고 있는 듯한 묘한 분위기와,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가 있는 인물이에요.
감상포인트
'나인 퍼즐'은 단순한 추리극이 아니에요. 인물 하나하나의 심리를 천천히 들여다보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죠. 특히 김다미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손석구 특유의 무심한 듯 깊은 눈빛은, 매 장면마다 긴장감을 조성해요.
보통 드라마는 중반쯤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은 반대로 중후반부에 몰입도가 확 올라가요. 과거의 기억이 점차 밝혀질수록, 우리가 믿고 따라갔던 인물들이 점점 의심스러워지고, 시청자 스스로도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나인 퍼즐'이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던 감정 과잉이나 클리셰에서 살짝 비켜나 있다는 거예요. 대신 서늘할 정도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전개되는데, 그래서 오히려 몰입도가 더 커요. 대사가 많지 않아도 배우들의 눈빛, 카메라 앵글, 조명 톤 등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방식이 무척 설득력 있고 인상 깊어요. 특히 극 후반으로 갈수록 인물들의 속내가 하나씩 드러나면서, 평소 한두 마디 던지던 대사들이 다시 떠오르게 되죠. '그때 저 말이 이런 의미였나?' 하고 되새기게 되는 순간이 많아서, 2회 차 시청 욕구까지 생깁니다.
추천 대상
- 살인사건,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장르 좋아하는 분
- 조용한데 무서운 드라마에 흥미 느끼는 분
- 김다미, 손석구 배우의 연기를 좋아하시는 분
- 수사물보다는 '인물의 감정'을 따라가는 드라마를 찾는 분
- 디즈니플러스 한국 오리지널 장르물 팬
마무리
'나인 퍼즐'은 말 그대로 퍼즐이에요. 보이는 단서로만 판단하면 안 되고, 인물의 표정, 말투, 과거의 기억까지 전부 조합해야 겨우 한 조각이 맞춰지죠.
결국 '나인 퍼즐'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 항상 진실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던져요. 진실은 퍼즐처럼 흩어져 있고, 그 조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그림이 완성되죠. 그렇기에 이 드라마는 단순한 '범인 찾기'를 넘어서, '기억이라는 렌즈로 본 인간의 심리'를 탐구하는 이야기예요.
마지막 회까지 보면 '아, 이래서 나인 퍼즐이었구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될 거예요.
과연 당신은 이 퍼즐을 누구보다 먼저 맞출 수 있을까요?
놓친 단서나 의심 가는 인물이 있다면, 댓글로 같이 추리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