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A에서 2025년 3월 3일부터 3월 25일까지 매주 월·화 밤 10시에 방송된 "라이딩 인생"은
총 8부작의 가족 휴먼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7세 고시를 앞둔 딸과 워킹맘, 그리고 은퇴한 외할머니까지 세 세대가
대치동 학원가를 무대로 얽히면서 벌어지는 따뜻한 성장 드라마예요.
겉으로는 사교육과 육아 전쟁을 다룬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결국은 가족과 삶의 방식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줄거리
워킹맘 이정은은 갑작스럽게 육아 도우미가 떠나자, 은퇴한 엄마 윤지아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미술치료사로 일하다 쉬던 지아는 손녀 서윤의 학원 라이딩을 맡게 되고, 처음 접하는 대치동 사교육 현실에 적응해 가죠.
지아는 서툰 ‘초보 라이더’로 시작하지만, 점차 사람들과 관계를 쌓고 손녀와의 유대감을 키우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라이딩 인생을 살아갑니다.
한편, 정은은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려 애쓰며 고군분투하고, 남편 재만과의 소통 문제,
학부모 간 경쟁, 딸과의 갈등 등으로 점점 벽에 부딪힙니다.
중반부에는 지아와 지적인 교수 이영욱 간의 늦깎이 로맨스도 더해지며 이야기는 더 풍성해지고,
서로 다른 삶의 속도와 감정이 어우러져 따뜻한 여운을 남깁니다.
등장인물
- 이정은(전혜진): 일도 육아도 포기할 수 없는 워킹맘. 강박과 사랑 사이에서 매번 고민하지만 결국 딸을 향한 진심을 보여주는 인물
- 윤지아(조민수): 은퇴한 미술치료사이자 손녀의 학원 라이딩을 맡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외할머니
- 홍서윤(김사랑): 7세 고시를 준비하는 딸. 할머니 지아와의 교감으로 점차 정서적으로 성장해 나감
- 홍재만(전석호): 묵묵한 가장이자 딸을 사랑하는 아빠. 일과 가정 사이 균형을 잡으려 애쓰는 현실적 인물
- 이영욱(정진영): 서윤과 같은 학원을 다니는 손주의 라이딩을 맡은 교수. 지아와의 관계를 통해 감정적 성장 겪음
그 외에도 송호경, 장미춘, 신여사, 하사나 등 현실감 넘치는 주변 인물들이 극의 분위기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상평
이 드라마의 진짜 매력은 ‘라이딩’이라는 활동을 통해 삶의 진짜 속도와 방향을 다시 묻는 데 있어요.
처음엔 웃음을 유발하는 B급 가족극처럼 느껴지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각 인물들의 내면이 섬세하게 드러나며 깊은 공감을 유도합니다.
특히 정은과 지아, 두 엄마의 다른 방식과 세대 간의 충돌은 자녀 교육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그대로 담아내고 있어요.
정은의 “엄마답게 못해서 미안하다”는 대사는 많은 워킹맘에게 울림을 주었고,
지아가 넘어지고 다시 일어나는 장면은 진짜 인생을 반영합니다.
지아가 라이딩 중 자전거에서 넘어지며 “이 나이에 이런 것도 배우네”라고 웃는 장면은
단순한 코미디가 아니라 자기 삶을 되찾는 선언처럼 느껴졌어요.
그동안은 자식들을 위해 희생만 했던 세대가 스스로의 이름을 되찾는 과정이 담겨 있죠.
그리고 손녀 서윤이 “할머니는 왜 매일 웃어요?”라고 묻자,
지아가 “너랑 같이 있으니까 웃게 돼”라고 답하는 장면에서는 진심이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그 짧은 한마디에 인생의 다정한 정답이 들어 있는 느낌이었어요.
전체적으로 과하지 않고, 잔잔하지만 뼈 있는 대사들이 이 드라마를 단단하게 받쳐줍니다.
말보다 시선, 소리보다 침묵에서 감정이 전해지는 순간들이 있어서 더 감동적이죠.
화려한 사건 없이도 삶의 리듬과 감정만으로 이토록 몰입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
그게 ‘라이딩 인생’의 가장 큰 미덕이라고 느꼈습니다.
추천 대상
- 사교육, 육아, 워킹맘의 현실을 겪고 있는 부모
- 세대 간 갈등과 이해, 가족 성장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
- 힐링 위주의 드라마를 찾는 시청자
- 전혜진·조민수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를 기대하는 분
- 뚜렷한 결말보다 여운 있는 이야기를 선호하는 시청자
"라이딩 인생"은 단순히 아이를 태워주는 드라마가 아닙니다.
삶의 속도, 방향, 그리고 ‘함께 간다는 의미’를 되새기는 드라마예요.
가볍게 시작했지만 마음속에 오래 남는 이야기,
그게 바로 이 작품의 진짜 매력입니다.
보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고, 마지막 장면에서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면,
그건 드라마가 말없이 전한 따뜻한 위로였을 거예요.